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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과기없이 구피키우기, 구피키우는방법

 

 

원래 어항이 있었는데 이사를 하는 바람에 어항이 사라져버렸어요.
어항 속 식구들도 모두 나눔하고 물생활 접으려 했으나 그렇게는 못하겠더라구요.
그래서 구피 3마리만 키우기로 했습니다. 구피 암컷만 3마리에요.


원래 키우던 구피 종류가 알비노풀레드 구피라 다른 구피는 없어요.
위의 사진에 보이는 구피입니다.
심지어 알풀 빅도살입니다. 그 성격 더럽고, 예민보스라고 소문난 알풀 빅도살이지요.


그런 연유로 차마 수컷은 데려오지 못했습니다.
어항 없이.. 여과기 없이 키우기엔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아 그냥 포기했어요.
잘 살아라 안부만 전하고 쿨하게 보내줬지요.

 

 

 

 

부잣집에서 잘 먹고 잘 살 거예요. 그 집 어항이 석 자던가 넉 자던가..?
그 큰 어항에 구피만 바글바글 살아요. 가면 막구피가 되겠지요.


알비노풀레드 구피의 경우 관리가 조금만 소홀해져도 돌연사할 확률이 높아요.
일단 안 죽고 살아 있다고는 해도 모양새가 아주 애처롭기 그지없고요.
꼬리핀은 예사로 찢어지고, 쥐어뜯은 것 마냥 너덜너덜해지면서 부채같은 등핀도 볼 수 없어요. 무엇보다 너무 불쌍해요.


이제는 어항도 없는데 난이도 높은 아이들을 데려왔다가 괜히 고생만 시킬 것 같으니 암컷 3마리만 보듬고 있기로 했습니다.

 

 

 

 

물생활을 처음 접하는 것처럼.. 초심으로 돌아간 것 같네요.
1리터짜리 물병에 키울 겁니다.
물병이라 맞는 여과기도 없습니다.
멋을 위해 수경재배하던 행운목을 담가놓았더니 운치가 있네요.


물병이 좁고 높은 편이라 물이 깊은데도 밥을 주면 올라와서 잘 먹습니다.
통통하니 아픈데도 없고 좋으네요.
구피 암컷은 수컷처럼 화려하진 않아도 워낙에 정들이며 지내온 아이들이라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습니다.


원래 어항에서 태어나 성어가 될 때까지 잘 커왔기 때문에 그저 이쁘기만 합니다.

 

 

 

 

그렇다면 여과기없이 구피키우기를 하려면 관리를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지금 제가 구피키우는 방법을 보아하니..
어느 날 갑자기, 아무런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느닷없이 물고기 키우기에 발을 들이게 되는 상황과 비슷해 보입니다.


준비물은 구피 3마리(주인공), 물병(어항대용), 장식물(행운목, 수초), 물(정수기물)입니다.
침실에서 키울 거라서 히터는 없습니다.


구피키우기의 관건은 물관리입니다.
물관리를 위해 환수를 며칠에 몇 %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갑론을박은 끊임없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모질게 이루어지는 토론의 결말은 항상 “물생활엔 답이 없다.”로 끝맺음이 됩니다.

 

 

 

 

키우는 아이들이 잘 살고 있다면 그게 정답이라고 생각합니다.
먹이반응 좋고, 활동성 좋고, 병치레 없고, 지느러미나 등핀 손상 없이 예쁜 외형을 유지할 수 있도록 키운다면 키우는 방법이야 어찌 되었든 오답은 아니지요.


우리 집 아이들은 난이도가 상급이라고 소문난 알비노풀레드 구피입니다.
만약 제가 잘못했다면 외형 변화는 둘째 치고, 이미 용궁행 버스를 탔을 거예요.


한 달여 간 살면서 치어를 낳고, 두 번째 치어를 낳았습니다.
첫 번째 치어는 잘 자라 몸에 발색이 올라오고 있는 중이지요.
초보처럼 키우는데도 튼튼하게 자라주고 있어서 고마울 따름이지요.

 

 

 

 

어떻게 키워왔냐면 환수 100%로 키워왔습니다.
초보가 장비 없이 물고기를 키울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과기도 없고, 물의 양도 1리터밖에 안 되므로 독성이 빠르게 증가합니다.
따라서 환수를 50% 한다고 해도 구피에게 해를 끼치는 독성의 농도가 진합니다.
독성을 0으로 바꿔줄 수 있도록 환수 100%가 좋습니다.


환수는 매일 하루에 한 번씩 해줍니다.
새 물에 적응하느라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까 걱정을 하시겠지만 묵은 물에 살다가 새 물로 갈아타는 것이 아니므로 괜찮아 보입니다.

 

 

 

 

오히려 매일 새 물로 바꿔준다면 매번 똑같이 들어오는 그 새 물에 적응을 합니다.
새 물이 아니라 익숙한 물이라 할 수 있지요.
암모니아가 0이 된 익숙하고 신선한 물입니다.
따라서 물맞댐도 필요 없으며, 바로 물을 바꿔도 타격감이 제로에요.


물 적응을 위한 행동을 보이지 않기 때문에 알 수 있지요.
보통은 물이 바뀌면 겁을 먹는데요.
바닥에 드러눕거나 몸을 움츠리고, 주인을 봤을 때 깜짝깜짝 놀랍니다.
당연히 밥도 안 먹지요.


매일 물을 갈아주면 새 물에 적응하여 환수 직후 곧바로 먹이를 줘도 됩니다.
놀라기는커녕 좋아라고 돌아다니지요.

 

 

 

 

100% 환수하는 방법으로는 아이들을 잠시 다른 바가지에 옮겨놓고 어항(물병)을 말끔하게 헹궈내는 것이 가장 좋더군요.


온도가 똑같은 새 물로 교체하고 다시 입수시켰을 때 아이들 상태가 가장 양호했습니다.


반면 어항은 그대로 두고, 스포이드로 바닥에 있는 찌꺼기를 뽑아내는 식으로 90%의 물을 빼내고 그 상태에서 새 물을 부었을 때는 아이들 기운이 좀 떨어지더군요.


스포이드로 아무리 찌꺼기를 뽑아냈다 할지라고 장식물이나 구조물 사이에 끼어있던 것까지는 빼내지 못합니다. 그 상태에서 새 물을 부으면 물살에 의해 구석에 모여 있던 배설물과 찌꺼기가 흩날리지요. 암모니아 폭탄이 펑펑!!

 

 

 

 

환수를 90% 했더라도 남은 10% 물속에 숨어있던 암모니아 폭탄이 터지면...
환수 효과는 없어지는 것 같아요.
그날은 환수를 안 한 것과 매한가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여과기가 없는 어항은 바닥재를 깔면 안 됩니다.
바닥재에는 배설물이 켜켜이 쌓이게 되는데 이것을 건들면 암모니아가 폭발하니까요.
물을 보충할 때 미세한 수류에도 바닥재가 헤쳐지면서 찌꺼기가 날립니다.
아이들이 무척 싫어하네요.

 

 

 

 

또한 어항을 통째로 헹궈내는 게 가장 좋으므로 번거로운 일거리는 없어야 하지요.
귀찮다 생각되면 끝장이니까요.
어항으로 쓸 대용품은 무거워서도 안 되고, 뭐가 많아도 안 됩니다.
최대한 번거로움을 피하고, 간단하게 끝낼 수 있어야 매일 환수를 해줄 수 있어요.


물통 하나 환수하는 거 막상 해보면 아무것도 아니에요.
하지만 그 속에 바닥재가 있으면 꺼내는 것도 시간 걸리고, 또 씻어야 하니 일이 되고, 일이라 생각되면 하기 싫어져요.


심플하게 물고기만 있는 게 좋죠.
아쉬우면 수경재배가 가능한 식물 한 뿌리를 넣어주는 것도 좋고요.

 

 

여과기없이 구피키우기, 구피키우는방법

 

 

환수할 때 사용할 물은 정수기물이 간편하고 좋습니다.
수돗물을 사용하려면 매번 받아놔야 하는데 하루이틀 받아둔다고 해서 염소가 날아가진 않습니다. 거의 줄지 않아요.


수돗물의 염소를 없애는 약품을 타는 방법도 있지만 그것도 매일 하려면 돈이 듭니다.


정수기 물을 사용하면 추가로 돈 들이지 않고도 간편하게 환수할 수 있어서 좋더군요.
정수기 물을 사용하면 염소가 걸러진 물이므로 따로 받아둘 필요 없이 곧바로 사용할 수 있어요.

 

 

 

 

물방에서는 하우징이라고 하여 염소를 거르는 장치를 해두고 직수를 하는데 정수기와 유사한 필터를 씁니다.


뜨거운 물과 차가운 물을 섞어서 온도를 맞춰줘야 한다는 번거로움은 있습니다.


작정하고 키우실 거라면 정수기의 뜨거운 물 버튼을 꺼버리는 것도 방법이에요.
저희 집은 냉온정수기인데요. 뜨거운 물이 나오는 버튼을 꺼버렸습니다.
항상 상온의 미지근한 물이 나오지요. 그 물로 환수합니다.


사람이 마실 뜨거운 물은 커피포트로 끓여 마시지요.
실상 집에서 뜨거운 물을 하루종일 마시는 건 아니더라구요.

 

 

 

 

정수기의 온수 기능은 하루 종일 물을 끓이고 있는데 그걸 꺼버리니 오히려 전기세가 조금 줄어들었습니다. 오호~ 횡재로다~


날이 추우면 구피가 있는 곳도 물 온도가 낮고, 구피가 사는 물과 정수기에서 나오는 물의 온도도 실온으로 같기 때문에 따로 온도를 맞춰줄 필요가 없어요.

 

 

 

 

환수 과정을 살펴보면
구피를 잠시 옮겨둘 임시 바가지에 정수기물을 담습니다.
구피를 옮깁니다. 뜰채 싫다고 도망 다니지만 그건 어쩔 수 없어요. 물과 물고기를 함께 뜨는 뜰채를 쓰면 스트레스를 덜 받겠지요.


어항에 있는 풀떼기를 꺼내 물에 잠겼던 부분을 흐르는 물로 씻은 뒤 적당히 탈탈 털어줍니다. 어항의 물을 전부 비워내고 흐르는 물에 헹궈냅니다. 바닥에 눌어붙은 찌꺼기는 손으로 대충 문질러 씻어주세요.


정수기에서 새 물을 받은 뒤 풀떼기를 넣고, 구피를 넣으면 끝입니다.
100% 환수하는데 5분도 안 걸려요.


구피 키울 때 물만 매일 갈아주었을 뿐인데 튼튼하고, 활기차게 잘 지냅니다.

 

 

여과기없이 구피키우기, 구피키우는방법

 

 

그 후로.. 수컷 2마리를 더 들여오게 됩니다.
암컷만 있으니 너무 심심하긴 하네요.
사람 마음이란 게 참 이렇게 간사스럽습니다.


혹시 몰라 알풀이 아닌 검은눈 풀레드 구피 수컷으로 데려왔지요.
알비노 풀레드와 검은눈 풀레드 구피의 합사 이야기는 다음 시간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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