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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터라이프

어항화분? 화분같은어항?

샌더스 2019. 11. 1. 10:18

어항화분..? 화분같은어항??

 

화초에 이어 상추 수경재배를 야심차게 계획하던 중..
수중에는 수중생물을 키우고, 그 위에는 작물을 길러볼 요량이었습니다.


하지만 시작부터 난관이...
상추가 발아하고, 성장하는 것은 무리없이 진행되었지만
발아를 위한 배지에 곰팡이가 생기는 바람에 포기.


그럼 배지를 바꾸면 되는건지?
원래 씨앗이 발아할 수 있도록 구성된 스폰지가 있긴 한데...
거기에 키우면 잘 자랄 수도 있긴 할 테지만 그냥 배지만 바꿔보았습니다.
역시나 집에 있는 걸로..

 

 

이번엔 성공입니다.
저번처럼 새싹이 트고, 줄기가 자랄 때까지 곰팡이는 슬지 않았어요.
일단 과정만 지켜보았는데 괜찮아 보이니 이제 어항화분을 만들어볼 겁니다.


지난번 계획대로 진행할 거예요.
상추가 자라고 있는 쟁반이 통째로 들어갈 수 있을 정도의 크기를 가진 통이 필요합니다.


리빙박스가 제격이네요. 투명해서 안을 들여다 볼 수도 있어야 하니까요.
바퀴도 달려서 물을 담고 이동하는 것도 쉬울 것 같고요.

 

 

나중에 상추 새싹이 쓰러지지 않고, 반듯하게 위로 자랄 수 있도록 고정할 수 있는 지지대를 얹어줍니다.

직광을 받는 게 아니라서 웃자랄 확률이 높으니까요.
어쩔 수 없이 간접광이 대부분일거예요.

 


수중에서 자라게 될 생물은 토종우렁이로 결정!
물고기는 조금 부담스럽고..
그냥 막 꺼내고 다시 넣고 손이 자주 갈 테니 간단할 것 같은 토종우렁이를 넣어줍니다.

 


나중에 상추가 자라면 그 상추를 뜯어서 우렁이에게 줄 거예요.
우렁이 때문에 성장한 뒤 다시 우렁이가 되는 시스템.
가장 완벽한 생태 순환형 시스템!!


우렁이는 냇가에서 잡아왔어요.
새끼를 낳는 토종우렁이에요. 사이즈는 왕우렁이에 비해서는 작은 편이고, 다슬기보다는 통통하지요.


왕우렁이는 알을 낳으려고 올라오기 때문에 우리랑은 맞지 않을 것 같아요.
우렁이가 도망가지 못하도록 철망을 쳐놓았거든요.

 


혹시 맨바닥이 너무 부담스러울까봐 화초 수경재배에 사용했던 색깔돌을 모래삼아 넣어줬어요.


처음에는 무척이나 기뻤답니다.
상추가 풍성하고 무럭무럭 자라나고, 우렁이가 그 상추를 먹는 행복한 상상에 젖어 들어갔지요.

 

하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았어요.
치명적인 사실을 망각했어요.

 


우렁이가 만들어준 퇴비를 상추가 빨아들여서 우렁이가 사는 물을 깨끗하게 여과시켜 줘야 하는데

우리 상추는 아직 애기..


물의 각종 유기물을 흡수할 정도는 아니었..ㅠㅠ
우렁이는 그렇게까지 많은 산소를 필요로 하는 생물은 아니었지만
물이 엄청나게 더러워지네요.


심지어 죽은 우렁이가 풍기는 그 썩은 냄새는 정말.. 고약하기 이를 데 없었답니다.
세상에.. 이런 냄새가...

 

 

어항화분이 제대로 돌아가려면 일단 상추가 먼저 풍성하게 자라고 난 뒤 설치를 해야 되는 거였어요. 마음만 앞서서 서둘러 만들어봤더니.. 일이 너무 복잡해졌네요.


죽은 우렁이는 버리고, 건강한 우렁이는 남겨뒀어요.
이걸 어떻게 해야 할지.. 잠시 고민이 됩니다.


마침 소나무와 단풍나무를 수경재배로 키워보겠다고 물꽂이를 해두었는데요.
거기에 점점 이끼가 끼어서 초록초록해지고 있거든요.

 

 

우렁이를 두면 깨끗해질지도 모르니 이사를 시켜야겠어요.
상추를 키워보겠노라는 계획은 어그러졌지만 식물과 수생동물을 함께 키워보겠다는 의지는 조금이나마 성취한 것 같네요.


지금은 우렁이가 들어갈 자리가 없으니 우렁이를 위한 공간을 좀 마련해줘야겠어요.
어항화분? 화분같은어항? 분재같은어항?

뭐가 되어도 나름 나쁘지 않은 혼종이 될 거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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