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우한폐렴) 최초 경고 의사 리원량 박사 사망

 

 

 

때는 2019년 12월 30일 경 우한중심병원에 고열과 기침 그리고 호흡곤란의 병세를 보이는 7명의 환자가 들어옵니다.
그들은 영락없는 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사스)처럼 보였습니다.


이에 우한중심병원 안과의사였던 리원량(李文亮, 나이 34, 남) 박사는 이 환자들의 검사보고서를 확인 후 사스로 의심되는 폐렴에 대해 의구심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사스와 유사하지만 사스가 아닌, 새로운 변종 출현을 알아챈 리원량 박사는 단톡방을 통해 의과대학교 동문들에게 이러한 내용을 알리고, 대책 논의에 들어갔습니다.


당시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의 존재가 아직 확인되지 않은 시점입니다.


미확인 전염병은 사람 간 전염이 가능하다고 보았고, 동료 의사들에게 감염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임상 업무를 보는 동안 환자에게 의료진이 전염될 가능성을 미리 차단하고자 했습니다.
이때까지는 이 사실이 외부에 유출되지 않도록 주의했습니다.

 

 

 

 

하지만 단톡방이 캡쳐된 이미지가 외부에 빠른 속도로 전파됩니다.
리원량 박사는 민감한 정보가 유출되어 당황했지만 다들 지인들에게 알리기 위해 전했을 거라 생각하니 담담해졌다고 했습니다.


캡처 사진이 퍼진 바로 그날 밤, 병원 감찰과에서 조사를 받게 됩니다.
사스 의심 환자에 대한 정보를 어디서 얻었는지, 잘못을 인정하는지를 물었다고 합니다.


(명백한 사람간의 전염이므로 환자를 격리 치료해야 한다고 건의한 리원량의 의견이 거짓된 괴담 유포에 해당한다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다음날 12월 31일, 우한시 위생건강위원회에서는 27명의 원인불명 폐렴 환자가 있음을 밝힙니다.
대부분 우한 화난 해산물시장의 상인들이라고 발표합니다.
우한중심병원의 사스 의심 환자 7명도 화난시장 상인들이라고 전했습니다.

 

 

 

 

리원량의 주장은 원인을 알 수 없는 폐렴 환자들의 집단 발병을 공개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 것이지요.


그러다 1월 3일 리원량과 동료 의사들 총 8명이 중국 우한 공안국에 체포됩니다.
유언비어를 퍼트려 사회 질서를 심각하게 어지럽힌다는 이유였습니다.


중국 당국은 허위사실 유포로 온라인 공간을 무법천지로 만드는 불법 행위는 무관용 원칙으로 다스려야 한다고 엄포를 놓았습니다.


리원량을 비롯한 동료 의사 8명은 허위사실을 지속적으로 유포할 경우 법률 제재를 받는다는 내용의 훈계서에 서명하고, 잘못을 인정한다는 자술서를 쓴 뒤 풀려납니다.


결국 리원량은 괴담 유포자로 중국 당국에 기소당합니다.

 

 

 


1월 중 우한에 폐렴이 휩쓸기 시작하자 리원량의 주장은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중국 최고인민법원은 1월말 리원량과 동료의사들에게 무죄를 선고합니다.


그는 자신에게 있어 억울한 누명을 벗는 것은 그리 중요하지 않으며, 정의는 사람들의 마음속에 있다고 전했습니다. 건강한 사회에서는 한 목소리만 존재해서는 안 된다고도 말했습니다.


리원량은 1월 8일 녹내장 환자를 치료하던 중 본인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는데요.
치료를 마친 녹내장 환자는 다음 날 정오 바이러스 성 폐렴 진단을 받게 되고, 녹내장 환자의 가족들까지 차례차례 발열이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당시에는 아무도 보호 장구를 쓰지 않았던 상황이었습니다.
환자가 돌아간 뒤 리원량도 다음 날 기침과 발열 증세가 나타났다고 합니다.
바로 N95 마스크를 쓰고 보호를 시작했고, 1월 12일 격리 치료를 시작하게 됩니다.

 

 

 

 

폐렴 증상이 뚜렷함에도 불구하고 2차례나 음성으로 나오는데요.
폐 기능이 떨어져 호흡이 곤란하고, 움직일 수 없을 정도까지 악화되었는데도 음성으로 나오다가 2월 1일 신종코로나 양성 판정이 확정됩니다.


양성 판정을 받은 뒤 6일 후 리원량 박사는 숨을 거둡니다.
리원량 사망 원인은 악화된 폐렴 증세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당국은 이러한 사실조차 은폐하려고 했습니다.
뻔히 금방 밝혀질 진실 앞에서 리원량 사망을 부인하고, 위중한 상태라고만 전해왔었는데요.


2월 7일 새벽 2시 58분 병원 측에서 그의 죽음을 발표하게 됩니다.
이나마도 아주 간단한 보도로 끝냈고, 자세한 언급은 없었습니다.

 

 

 

 

리원량의 부모님도 입원을 하게 되었는데 병명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신종 코로나인지 아닌지에 대한 정보가 철저히 감춰져 있습니다.
리원량의 아내는 둘째를 임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 하고 있는데요.


중국 당국은 뒤늦게 리원량을 제갈량에 비유하며 추켜세우고 있습니다.
중국 네티즌들은 우한 영웅으로 칭송하고 있으며, 그의 죽음을 비통해하고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애도의 뜻을 전했습니다.


중국의 환자가 급격하게 늘고 있는 이유가 조금은 이해가 되는 것 같습니다.
초기진단부터 정확하지 않고, 양성 판정을 받기 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되네요.


최초 경고자가 사망까지 이르게 된 사태를 접하고도 최초 발병자가 누구인지, 어떤 경로로 사람간 전염이 급속도로 시작되었는지를 짐작할 수가 없습니다.

 

 

 

 

리원량 박사가 낌새를 알아챈 시점도 이미 환자들이 우루루 쏟아져 나오는 시기였으니까요.
그 사실을 곧장 알리려고 했지만 그 역시도 곧바로 국가에 의해 저지당하는 것으로 보면...
누군가는 이전부터 알고 있었고, 계속 주시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만약 알고 있었으면 최대한 빨리 수습하려는 시도는 하고 있었는지 궁금해지네요.

 

 

 

과학의 발전은 ‘무지에 대한 인정’으로부터 시작된다고 하지요.


내가 모른다는 사실, 못하는 것들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발전을 위한 발판으로 삼았을 때 비로소 더 나은 삶이 개척된다고 합니다.


우한에는 최고 수준의 바이러스연구소가 있다고 하니 의료시설이나 치료법에 대해 모를 것 같지도 않는데 참 아이러니하네요.

 

댓글